부산점자도서관

2025년 전국 시각장애인 문학 공모전-‘빛나는 생각, 시로 담다’ 창작시 공모 결과 안내

  10월 17일자로 마감한 2025년 전국 시각장애인 문학 공모전-‘빛나는 생각, 시로 담다’ 창작시 공모 심사결과를 발표해 드리겠습니다. 이번 공모에는 40편이 응모되었으며, 대상 1편, 최우수 1편, 우수 1편, 장려 2편이 선정되었습니다.

  대상에 선정되신 분은 <사그륵사그륵 맷돌은 돌고>를 써주신 충청남도 아산시 이*진님 입니다. ‘맷돌 하나로 전설에서 우주의 탄생, 지구의 자전까지 끝없는 상상력이 글을 자유롭게 합니다. ‘사그륵사그륵’이 주술적 언어가 되어 내적 운율감을 살리며, 생의 바퀴를 돌리는 듯, 기도의 말이거나 주문의 말이거나, 원초적 생의 그리움이 절로 살아납니다. 윤회하는 우주의 원리를 맷돌로 환유한 기법과 맷돌로 인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비선형적으로 이어가는 상상력이 훌륭합니다. 그러한 상상력을 관념적인 언어로 풀지 않고 옛이야기를 들려주듯 어렵지 않은 시어로 들려주어 더욱 매력적입니다.’ 라는 평을 받으셨습니다.

  최우수에 선정되신 분은 <테트리스>를 써주신 광주광역시 서구 박*진님 입니다. ‘게임 하나를 글감으로 잡아낸 것에 박수를 보냅니다. 흩어지고 밀려나는 틈새들 사이로 맞물리는 조각들처럼 어긋남조차 다음 단계로의 발맞춤이라는 긍정의 메시지가 돋보입니다. 소소한 일상의 어긋남에서 이미 완벽함을 성취했다는 깨달음이 생을 기운차게 합니다.’라는 평을 받으셨습니다.

  우수에 선정되신 분은 <무인도>를 써주신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윤*희님 입니다.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짓날 하필 해조차 없다니 그(그녀)의 단절의 시간이 더욱 길어질 듯합니다. 무인도에서의 하루가 참 길 것만 같습니다. 화자의 내면을 이렇게 시공간적으로 풀어 스스로 고독을 치유하는 느낌입니다. 시인의 고요하나 단단한 내면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입니다.’라는 평을 받으셨습니다.

  장려에 선정되신 두 분은 <벌거벗은 넉살>을 써주신 대전광역시 중구 박*오님과 <나의 우주>를 써주신 경상남도 창원시 이*주님 입니다. ‘박*오’님은 ‘제목이 돋보입니다. 시를 읽다 보면 푸근하고 넉살스런 한 여인의 돌아선 눈에 그렁한 눈물이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동시에 사람이란 그렇게 누구나 넉살부리며 고된 하루를 견디는 게 아닐까 하는 공감을 불러오며 위안을 줍니다. 해학적인 시선과 제목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라는 평을, ‘이*주’님은 ‘시는 운율과 함축미가 생명입니다. 시를 너덜너덜하게 늘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군더더기가 없어 눈에 듭니다. 그렇다고 주제를 놓친 것도 아닙니다. 담담하게 시를 전개하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시가 밝아서 좋습니다. 시련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긍정적이고 진취적입니다.’라는 평을 받으셨습니다.

  입상하신 분께 축하를 드리며 소정의 상금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응모해주신 다른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수고해주신 심사위원 세 분께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 심사 총평 전문

  이번 작품들은 특별히 기울어지는 작품 없이 질적으로 무난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특별히 이것이다 싶게 눈에 확 들어오는 작품 또한 없었던 듯합니다. 하지만 삶의 고단함과 단절된 고독감을 노래함에 쓸쓸하지만 긍정의 의지를 다짐하는 글들이 돋보였습니다. 잊혀가는 추억, 떠나버린 것들에 대한 애수, 혹은 물건들에 얽힌 소중한 기억들이 우리를 살게 하는 힘인지 모릅니다. 무인도 같이 느껴지는 세상, 테트리스를 맞추어 가듯 어긋난 것만으로 이미 완벽하다는 긍정의 마음들, 직진하겠다는 의지가 함께하기에 시를 읽는 맛을 느낍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적 분위기나 서정성은 잘 보이나 은유적 표현이나 함축성과 상징성이 전체적으로 좀 부족합니다. 고도의 정제된 언어로 드높은 정신의 세계를 응축하되, 자신의 내면에 갇히기보다 세상과 그리고 타인과 연결되는 지점으로 나아가려는 관점이 더욱 필요합니다. 정진하기를 응원합니다.

심사위원 일동

* 문의전화 : 051-302-9010 (내선 1번)